우리의 문화
[F터뷰] 에프앤에프의 새로운 얼굴, 1층 안내 데스크 제작한 장혜경 작가를 만나다!
2022.11.15“자연의 깊고 풍요로운 형상과 질감을 통해 실내와 실외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일상을 환기시킬 수 있는 오브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고가며 보고 지나치는 감상에 그치는 오브제가 아닌 실용성을 가진, 바쁜 일상 속 우리에게 잠시 쉼과 돌아봄을 줄 수 있는 오브제가 되는 것. 에프앤에프 사옥 1층에 새롭게 놓인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우리는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2022년 9월 에프앤에프 1층 사옥에 생긴 작은 변화, 프프인들은 눈치 채셨나요?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있었던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대신하여, 밝고 새하얀 빛을 내는 새로운 작품이 들어왔습니다.
에프앤에프 사옥 1층 / 픽트 스튜디오
바로 픽트 스튜디오(FICT STUDIO)의 장혜경 작가와 함께 작업한 작업물인 새 데스크가 들어온 것인데요.
픽트 스튜디오는 ‘From Craft To Industry’의 약자로 소재, 기법, 전통, 로컬, 문화 등 다양한 요소를 내포를 내포하고 있는 공예를 탐구하고 실험적인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오브제와 가구를 만들어 내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장혜경 작가는 지금까지 총 세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개를 활용한 ‘Nacre Plus’와 대리석을 가공한 ‘Fragment Series’, 마지막으로 황토와 볏짚, 제스모나이트를 활용한 ‘Loess Series’까지 자연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Fragment Series / 픽트 스튜디오
우리 에프앤에프는 이번 픽트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임직원들이 한층 더 실용적이고 감성적인 작품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장혜경 작가와 에프앤에프의 인연은 제주도 포도 박물관에 설치한 벤치 작업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실용적이지만, 자연친화적인 이 작품을 보고, 우리 공간기획팀이 함께 작업해 보자고 연락을 취한 것인데요!
당시 우리 공간기획팀이 봤던 작품인 벤치는 레진과 비닐을 이용해 만든 오브제로서 ‘자원의 낭비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미래에 어떤 유산을 남길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오브제 역시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프프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작업 과정 / 픽트 스튜디오
우리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어떤 에프앤에프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큰 의미에서 프프인 모두와 함께 나아가고 싶다는 뜻을 임직원 모두가 이해해 주시고 알아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
다음은 장혜경 작가님과의 일문일답.
Q. 어떤 인연으로 에프앤에프와 함께 작업하게 되었나?
A. 제주도 포도 박물관에 설치한 벤치 작업물을 눈여겨 봐 주시고 사옥에 필요한 데스크 문의를 주셨다. 미팅을 통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만 단순하고, 메스감과 깊이감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기로 큰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그 수단을 ‘자연’의 힘을 빌리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사옥에 들어서자마자 ‘Olafur Eliasson’의 작업물이 있어 선명하고 인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Q. 제주도 포도 박물관에 설치된 벤치 작업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
A. 'Relic series, bench'라는 작품이다. 레진과 비닐을 활용해 만든 오브제인데, 미래에 남길 우리의 유물 즉 비닐,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을 타설하여 아카이빙 해오고 있었다. 7미터가 넘는 큰 스케일의 가구에 도전해 봤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고, 만족스러웠다. 특히 공공예술이나 설치물 같은 건축적 요소로 그 가치를 확장하고, 변화시키는 것의 첫 걸음이 된 것 같다. 박물관에 전시해 많은 관람객과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해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Relic series / 픽트 스튜디오
Q. 데스크의 작업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한 것일까?
A. 에프앤에프의 데스크는 레진을 활용한 것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시간의 덩어리인 자연’을 우리 사옥으로 잠시 차용해 이를 디자인 어프로치로 활용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자연물을 바라보고 느끼는 아름다움을 수집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다. 곡선의 요소와 소재감이 돋보이는 오브제로 깊이와 공간감을 더했으며 사옥 입구에서 바로 마주하게 되는 오브제에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낯섦을 더해 신비로운 인상을 만들어 낸다.
Q. 데스크 앞쪽에 자세히 보면 결이 색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어떤 표현 방식일까?
A.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작업의 출발점이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의 다양한 면모를 포착하고 담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때문에 실제 돌의 텍스쳐, 표면을 그대로 본떠 작업했다. 실제 사용하는 면적은 플랫하지만, 바깥으로 노출되는 프론트의 면적은 자연의 질감을 담아내고 싶었다.
Q. 어떻게 작업하는 것일까?
A. 작업의 순서를 설명하자면 '큰 사이즈의 돌을 구하고 – 표면을 실리콘, FRP, 목대 등의 소재로 몰드를 만든 후 – 레진을 타설하고 양생하는 과정의 반복 – 마지막 표면 마감 및 정리 (샌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Q.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꼽자면?
A. 자연의 깊고 규칙적이지 않은 질감과 인공적인 소재, 색감의 결합에서 오는 대비가 재미를 더한다. 호기심을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만남의 처음과 끝을 지키고 있는 오브제를 보시면서 바쁜 일상 속 잠시 휴식을 향유하기를 바란다.
Q. 대부분 작업물의 시작을 자연으로부터 가지고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계기가 있을까?
A. 자연은 현대와 맞물려 증식하고 성장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으로 느껴졌다. 실험적인 메테리얼 프로세스 연구를 통해 풀어낼 수 있는 작업의 확장성을 고대하며 시작하게 됐다.
Q. ‘공예’에서 시작하는 작품이다. 어떤 소재들을 주로 사용하는가.
A. 우리의 작품에서는 재료, 기법, 핸드메이드, 전통, 장인, 문화 등 무한한 요소들이 내포되어 있다. 특히 ‘재해석’이라는 점을 눈여겨 보게 되는데, 전통적인 소재, 버려지는 소재, 과소평가된 소재들에게 먼저 눈길이 간다. 아무래도 재해석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소재 자체를 마주하자마자 ‘이렇게 해결하면 되겠군’이라는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작업 초반에 여러 방법으로 재료에 대해 실험하고, 이 결과에서 나오는 ‘예상하지 못한 의외성’에서 파생되어 작업이 출발하게 된다.
Q. 우리 인포메이션 데스크와도 결을 같이 하는 ‘Fragment Series’ 시리즈가 눈에 띈다.
A. 대리석 가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파편의 새로운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시도다. 대리석은 시간이 응축되어 만들어진 고유한 패턴, 색, 단면의 로우함 등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소재이다. 재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편이 하루에 2톤 정도 될 정도로 많은 양이 산업 폐기물로 버려진다. 이 파편을 수집하여 레진과 함께 경화하는 작업을 거치고 재단과 연마 및 조립 과정을 통해 작업물이 제작된다.
에프앤에프 사옥 1층
Q. 앞으로 어떤 작품 활동을 기대하면 좋을까.
A. 확장성에 기반하여 작업의 폭과 깊이를 넓혀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나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을 길러 오랜 시간 작가로 활동하겠다. 자연과 비자연(인공), 실내와 실와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이 오브제를 통해 일상을 환기시키실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장혜경 작가의 말처럼 우리 에프앤에프 사옥 1층에 놓인 오브제에는 큰 의미의 자연과 이것이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프프인들 모두가 한번쯤은 지나가며 보고 느꼈을 것들, 물 속에서 반짝이는 조약돌이나 조개껍데기 같은 자연물에 대해 각각의 모습과 고유한 분위기, 그들이 가진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요!
장혜경 작가 픽트 스튜디오 대표
픽트(FICT) From Craft To Industry (2016~)
픽트 스튜디오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fictstudio/
픽트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https://fictstudio.com/Home-1
전체 작업 과정 한눈에 보기